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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기시다 일본 총리 논란…전쟁 중 우크라에 ‘필승 주걱’ 선물

밥과 함께 태어난 이것. 그렇다. 밥주걱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 따르면 주걱의 출현은 무려 4~5세기경으로 올라간다. 경주 금관총에서 솥이 출토되었으니 이때쯤 밥주걱도 만들어졌으리라는 추측이다. 처음엔 나무로, 그러다 고려시대쯤 놋쇠로도 만들어졌다.   1980년대 가보를 소개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팔순 지난 할머니가 “요즘 사람들은 물건을 헤프게 쓰는 것이 안타깝다”며 보자기에 고이 싸서 들고나온 것이 놋쇠 주걱이었다. 4대째 물려받아 사용해 지름이 15㎝였던 것이 닳고 달아 2㎝도 남지 않았지만 TV에 나올 자랑할만한 가보였던 거다.   최근 일본에서 이 주걱이 연일 화제에 올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6)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가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선물한 게 계기가 됐다. 선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 주걱에 필승(必勝)이라 적은 게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24일 참의원 회의에서 야당 의원이 따지듯 말했다. “일본이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어찌하느냐지 필승은 부적절하다.” 인도 순방 마지막 날 밤,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을 빠져나오고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열차에서 혹여 동선을 들킬까 봐 휴대폰 전원을 모두 끄고 전파마저 차단하는 기기에 휴대폰을 넣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 이 모든 수고로움이 한 번에 날아간 순간이었다.   기시다 총리가 건넨 그 주걱은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히로시마현 미야지마(宮島) 이쓰쿠시마 신사(?島神社)의 명물. 러·일전쟁 당시 전쟁터로 나서는 군인들이 이곳에서 무사 귀환을 바라며 주걱을 바쳤다고 한다. 일본 제일의 나무주걱 생산지이자 판매지인 이곳에선 지금도 필승 외에도 합격이나 장수 같은 문구가 새겨진 주걱이 팔리고 있다.   난데없는 필승 주걱 논란, 여기에 빠진 건 마음이다. 전쟁에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배려 말이다. 주걱에 적힌 말이 평화였더라면 이런 논란은 애당초 일어나지도 않았을 터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폭 실상을 알리겠다”며 기시다 총리는 오는 5월 히로시마에서 주요 G7(주요 7개국) 회담을 연다.   일본은 고심 끝, 윤석열 대통령도 초청한다고 밝혔다. 히로시마에서 양국 정상이 두 달 만에 만나는데, 뭔가 불편함이 가시질 않는다. 왜 원자폭탄이 투하됐으며 얼마나 많은 조선인이 사망했는지에 대한 기억이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우크라이나에 ‘필승’ 구호를 선물한 것처럼 말이다. 김현예 / 도쿄 특파원글로벌 아이 일본 우크라 필승 주걱 총리 논란 우크라이나 국민

2023-03-28

[시론] 사이버전 위력 보여준 우크라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오는 3일이면 100일째를 맞는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1만 명에 육박하는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전쟁 피해가 참혹하다. 이런 가운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이버전의 위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 침공과 2014년 크림반도 침공에 이어 이번에도 사이버전을 감행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땅을 침공하기 전부터 우크라이나 외교부와 국방부 등 주요 정부부처와 대형 국영은행이 수차례 디도스와 자료소거형 악성코드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군이 개전 30시간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부근까지 진격한 것은 사이버전이 초기에 여건을 조성한 때문이란 평가다.   러시아의 공격에 우크라이나 국민은 하루아침에 정부 시스템이 타격받고 여권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후 정교한 사이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위성 및 광역통신망 등을 장시간 무력화시켰다. 전력과 원자력 시스템을 공격해 우크라이나 지휘통제 등 군사작전을 교란했다. 이 때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이 결사 항전 체제를 갖추는데 초기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최근 세계 각국이 사이버 군비 경쟁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이버 공격으로 현실 세계와 연결된 가상환경에 타격을 가해 물리전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혼란과 심리적 충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사이버 전력을 국가 주도로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러시아·중국·이란 등과 연계해 전 세계를 위협할 수준으로 사이버 전력을 발전시켜왔다.     예컨대 2016년 한국군의 내부망이 북한 정찰총국에 의해 해킹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북한은 우리 군 내부망과 인터넷 연결 접점을 찾아냈고 정교한 악성코드를 만들어 3200여대의 컴퓨터를 일거에 감염시켰다. 우리 군 관제 체계에 탐지되지 않고 대량의 군사 비밀을 탈취해갔다.     북한이 사이버전을 위해 지금도 핵심기반시설 등의 취약점을 찾아 은밀한 접근로를 구축한 뒤 결정적인 시기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간과하면 안 된다. 평시에 국방 주요기관을 해킹하며 잽을 날리듯 우리의 대응 태세를 시험하지만, 전시에는 강력한 스트레이트로 전력 등 국가 핵심기반시설을 일거에 날려 버릴지도 모른다.   북한·중국 등은 러시아의 이번 사이버전을 주시하고 사이버전의 가치를 재평가했을 것이다. 사이버전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이스라엘은 ‘기드온 5개년 계획’에 사이버전을 반영해 3년의 예산을 일시에 투입했다. 미국은 과거 무기로 미래 전쟁에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핵심 군사 능력 현대화’에 사이버전을 포함해 예산을 지속 투입하고 있다.   최근 사이버 공간은 디지털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쟁터가 됐고, 사이버 전력은 국가의 필수 무기로 등장했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사이버전을 미래 전쟁의 핵심 전력으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까지 핵전쟁을 가장 우려했다면 이제는 전시와 평시를 가리지 않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자 자연재난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보유한 사이버전을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   국가 주도의 혁신적 노력을 통해 적보다 먼저 사이버전 기술을 군사 능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거점별 사이버 훈련장을 구축해 실전형 사이버 인력을 양성하고, 사이버돔과 같은 국가 사이버 방어 프레임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취약점을 자동식별하는 인공지능(AI) 사이버 무기도 개발해야 한다.   북한은 민간의 컴퓨터와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을 봇넷으로 이용해 공격하기 때문에 민간의 사이버 방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민·관·군 대응 훈련도 필요하다. 전쟁의 승리는 그저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 이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송종석 / 영남이공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시론 사이버전 우크라 우크라이나 국민 우크라이나 지휘통제 우크라이나 외교부

2022-06-01

[기고] ‘G3 체제’ 서막 알린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의 ‘붉은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상대로 저지른 비인도적 만행이 국제사회의 규탄 대상이 됐다.   국제사회는 푸틴 대통령의 호전성과 비문명적 태도에 경악하고 있다. 훗날 역사는 이번 전쟁을 푸틴 대통령의 치명적인 정치적 오판으로 기록할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2014년 러시아의 크림 강제 병합과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내전으로 우크라이나의 국가 기능이 약해졌다. 크림 병합 이후 친서방 정권이 두 차례 집권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국가의 미래를 러시아와 서방에 의존했다.     우크라이나는 매년 20억 달러 정도의 천연가스 통관료를 러시아로부터 받아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각종 군사기지를 건설해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자국에 대한 방위 공약으로 여긴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실용 외교처럼 보이지만 강대국에 기생하고 의존한 정책이었다.   2013년 유로 마이단 시위를 계기로 권력을 잡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동안 동서로 양분된 국론을 사실상 방치했다. 러시아가 침공하고 나서야 집권 세력이 위기의식을 발휘하고 국론을 결집하자 우크라이나 국민이 목숨을 걸고 항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처절하게 서방의 직접 개입을 요청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한동안 침묵했다. 우크라이나가 동맹국이 아니기 때문에 참전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동유럽 지역에 미군을 배치해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는 차선 같은 최선을 선택했다. 미군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관여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대가는 참혹하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사상자가 쏟아지고 우크라이나엔 5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은 무엇을 원하는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나토의 흔적을 지우고 러시아식 정체성을 이식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열망을 구현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는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새로운 안보 지형을 구축하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서방이 나토의 확장 금지를 구두로 확약한 사실에 기초해 나토의 진출선을 조정하려고 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양분됐던 국제 질서의 현상 변경을 의미한다. 미·중·러 ‘주요 3개국(G3) 체제’의 서막을 전망하는 이유다. 향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교훈 삼아 주변국의 위협에 대해 군사적 수단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구한말 조선의 역사를 소환한다. 강대국에 포위돼 주권을 침탈당했던 치욕 같은 역사의 반복은 절대 안 될 일이다.     평화 제일주의는 실존하는 위협을 관리할 수 없다. 평화의 전제는 자신을 지키는 힘과 의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의 안보 위협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결국 자강이 중요하다. 북한은 지난 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해 모라토리엄을 파기했다.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국론 통합에 집중할 때다. 두진호 /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기고 우크라이나 체제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이나 정부 우크라이나 국민

2022-04-18

[기고] ‘G3 체제’ 서막 알린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의 ‘붉은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상대로 저지른 비인도적 만행이 국제사회의 규탄 대상이 됐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국내에서 지지도가 더 높아졌지만, 글로벌 평판은 땅으로 추락했다.   국제사회는 푸틴 대통령의 호전성과 비문명적 태도에 경악하고 있다. 훗날 역사는 이번 전쟁을 푸틴 대통령의 치명적인 정치적 오판으로 기록할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2014년 러시아의 크림 강제 병합과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내전으로 우크라이나의 국가 기능이 약해졌다. 크림 병합 이후 친서방 정권이 두 차례 집권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국가의 미래를 러시아와 서방에 의존했다.     우크라이나는 매년 20억 달러 정도의 천연가스 통관료를 러시아로부터 받아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각종 군사기지를 건설해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자국에 대한 방위 공약으로 여긴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실용 외교처럼 보이지만 강대국에 기생하고 의존한 정책이었다.   2013년 유로 마이단 시위를 계기로 권력을 잡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동안 동서로 양분된 국론을 사실상 방치했다. 러시아가 침공하고 나서야 집권 세력이 위기의식을 발휘하고 국론을 결집하자 우크라이나 국민이 목숨을 걸고 항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처절하게 서방의 직접 개입을 요청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한동안 침묵했다. 우크라이나가 동맹국이 아니기 때문에 참전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동유럽 지역에 미군을 배치해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는 차선 같은 최선을 선택했다. 미군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관여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대가는 참혹하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사상자가 쏟아지고 우크라이나엔 5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국가산업도 타격받았다. 안전 보장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중립국 선언을 검토한다는 말도 들린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은 무엇을 원하는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나토의 흔적을 지우고 러시아식 정체성을 이식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열망을 구현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는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새로운 안보 지형을 구축하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서방이 나토의 확장 금지를 구두로 확약한 사실에 기초해 나토의 진출선을 조정하려고 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양분됐던 국제 질서의 현상 변경을 의미한다. 미·중·러 ‘주요 3개국(G3) 체제’의 서막을 전망하는 이유다. 향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교훈 삼아 주변국의 위협에 대해 군사적 수단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극한의 공격적 현실주의가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구한말 조선의 역사를 소환한다. 강대국에 포위돼 주권을 침탈당했던 치욕 같은 역사의 반복은 절대 안 될 일이다.     평화 제일주의는 실존하는 위협을 관리할 수 없다. 평화의 전제는 자신을 지키는 힘과 의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의 안보 위협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결국 자강이 중요하다. 북한은 지난 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해 모라토리엄을 파기했다. 향후 북한은 현 상황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국론 통합에 집중할 때다. 두진호 /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기고 우크라이나 체제 우크라이나 정부 우크라이나 국민 블라디미르 대통령

2022-04-07

[시론] 자유를 위한 항전

 인류 역사의 주제는 자유이다. 자유의 중요성을 말할 때 항상 버지니아주 초대 주지사였던 패트릭 헨리의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연설을 떠올린다. 이 연설이 진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모든 인간이 비참한 노예로 사는 것보다는, 힘들더라도 자유인으로 사는 것이 훨씬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가 국제 규범을 위반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가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과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 심지어 실험용 원자로가 있는 하르키우의 물리기술 연구소까지도 포격을 가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노약자들과 어린 아이들 그리고 여성들은 자유를 찾아 이웃 나라들로 피란길에 나섰다. 반면에 젊은 남성들은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항전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시시주간지 ‘타임’은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 의회에서 연설한 ‘삶이 죽음을 이길 것이며, 빛이 어둠을 이길 것’이라는 메시지를 소개하면서 그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런 용감한 지도자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민 13만 명이 자원입대 했고 세계 각처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크라니아 젊은이들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귀국하고 있다.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들로 하여금 자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할 뿐 아니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다.     인류 역사에는 수많은 자유 항전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항전으로 이스라엘의 마사다 항전을 꼽을 수 있다. 이 마사다 항전은 유대인의 선민사상과 더불어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1차 유대전쟁(AD 66~73)에서 예루살렘이 로마군에 함락되자 열혈당원들이 가족을 데리고 도망을 간 곳이 바로 마사다 요새였다.     로마의 실바 장군은 967명의 마사다 저항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로마의 정예부대 중 하나인 제10 군단의 9000명 병력과 유대인 전쟁포로 6000명을 투입했다.     고립된 마사다는 2년 이상을 버틴 후, 지도자 엘르아잘 벤 야이르의 ‘로마에 잡혀 노예로 사느니, 차라리 자유라는 이름의 수의를 입자’라는 제안에 모든 가장들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포옹한 뒤 칼로 아내와 자식들을 죽이고 회의장에 다시 모여 제비를 뽑았다. 뽑힌 사람 10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가 자기 손으로 죽인 처자식 옆에 누웠다. 제비 뽑힌 10명은 요새 안을 돌며 전우의 목숨을 거뒀다. 남은 10명은 또 제비를 뽑았다. 똑 같은 방식의 죽음을 택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 명은 자결을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로마군에게 식량 창고 한 두 군데는 남겼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먹을 것이 떨어져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아직도 마사다로 상징되는 자유를 위한 불굴의 저항정신은 유대인의 유전인자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자유는 결코 값 없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자유를 위해 피를 많이 흘려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자유가 없으면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한 진보도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더욱 존중하며 자유민주주의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시론 자유 항전 자유 항전 마사다 항전 우크라이나 국민

2022-04-06

[뉴욕의 맛과 멋] 캡틴 대한민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전쟁은 인류 최대의 난제다. 그 사이에서 무고하게 처절한 희생을 당하는 건 국민 뿐이다. 정치에 문외한인 나는 루스벨트 대통령 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복잡한 국제 관계는 잘 모른다. 그러나 지금 세계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젤린스키를 보면서 한 국가 지도자의 의무와 책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러시아 침공 5일째인 3월 1일, 젤린스키 대통령이 유럽의회의 대면 인터뷰에서 “삶이 죽음을 이길 것이며 빛이 어둠을 이길 것”이라고 한 연설은 인상적이었다. 타임은 그런 그를 두고 찰리 채플린이 윈스턴 처칠로 변모한 것 같다고 평가했는데, 젤린스키 대통령이 유명 코미디언 출신이란 사실이 흥미로운 부분이긴 하다. 실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대부분의 세계 여론은 하루 이틀 안에 수도 키이우가 러시아에 함락될 것이라 예상했다. 나 역시도 고래와 새우싸움이라고 보고 있었으니.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아직도 끈질기게 버티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항공편 제공을 시사하며 망명을 권하자, 군복 입은 젤린스키 대통령은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도망갈 항공편이 아니라 더 많은 탄약입니다” 라면서 각료들과 함께 수도에 남아 끝까지 싸우겠다고 단호하게 대처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물론 전 세계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13만명이 자원입대했고, 세계 곳곳에 나가 있던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이 속속 귀국하고 있다고 한다. 용감한 지도자에겐 용감한 국민이 있는 것 같다.     최근 대통령을 새로 뽑은 우리나라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대선 전까지의 양상은 완전 오리무중이었다. 누가 뽑힐지 마지막 순간까지 박빙의 승부였다. 혹자는 윤석열 후보가 0.73%, 24만 표차로 승리한 사실을 두고 그 24만표를 80대가 이루어낸 기적이라고도 한다. 그 많은 여론조사에서 80대는 노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적을 이루어낸 1943~1938년생은 6·25 때 초등학생, 4·19 때 대학생들이었으며 5·16 때 군 복무를 학보로 18개월 단기복무를 했던 00 군번 들이었고, 예비군과 민방위에도 초창기에 참여한 세대. 새마을운동에도 앞장섰고, 대졸 출신들이 서독 광부로 지원했으며 중동 건설 현장에서 땀 흘리며 외화를 벌어 애국한 세대라는 것이다. 가난한 엘리트로 토요일도 일요일도 야근한그들 80대의 노고로 한국의 경제가 오늘 같은 장족의 발전 기틀을 마련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SKY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3가지 조건인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경제력의 주인공이 그들이라고 한다.   나는 다시는 우리가 사는 이 지구 어디에서도 몸서리치는 전쟁을 보고 싶지 않다. 하루빨리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팬데믹으로 깊이 상처 입은 지구인들이 제발 편안해지면 좋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진실로 나라다운 나라, 지도자다운 지도자, 국민다운 국민을 볼 수 있었다는 감동은 간직할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선 이런 젤린스키 대통령에게 ‘캡틴 우크라이나’라며 칭송이 쏟아지고 있다. 그를 보면서 ‘캡틴 대한민국’의 출현을 기다리는 건 비단 나 뿐만의 기대는 아닐 것이다. 이영주 / 수필가뉴욕의 맛과 멋 대한민국 캡틴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 국민 우크라이나 전쟁

2022-03-25

"푸틴 멈춰라" LA 우크라 이민자 시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자 LA지역에서도 전쟁 규탄 시위가 진행됐다.   KTLA 등 언론들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웨스트우드 지역 연방 청사 앞에서 200여 명의 우크라이나계 이민자들이 모여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대는 ‘Stop Putin(푸틴은 멈춰라)’ ‘Help Save My Home(우리의 고향을 지킬 수 있게 도와 달라)’ ‘Defend Ukraine(우크라이나를 수호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전쟁 반대를 외쳤다.   다샤 코렌니엔코는 KTLA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지금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에 있다. 폭격 소식에 지금 공황 상태에 빠질 지경”이라며 “지금 수시로 부모님과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전화 연결도 불안정하다. 많은 국민이 지금 지하 대피소에 몸을 숨기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로만 쿠즈민스키는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다. 전쟁은 정말 미친 짓”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부모님과 통화했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다들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LA카운티에는 약 2만6000여 명의 우크라이나계 이민자들이 살고 있다.   LA에 사는 우크라이나계들은 밤새 고국에서의 전쟁 상황을 뉴스 등을 통해 계속 지켜보는가 하면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샌타모니카에 사는 키릴로 레도브스키는 LA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밤새 가족, 친구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알렉산더 커핀켈(32)은 “고국에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지역 공항이 폭격을 당했다며 무서워했다”고 전했다.   라구나힐스에 사는 에블리나 오브레목(27)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있는 친구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며 “폭탄 소리에 아이들이 공포에 떨고 일부 주택들이 파괴됐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남가주 지역 정치인들도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케이티 포터(민주·어바인)연방하원의원은 “미국은 러시아의 부당한 공격에 대해 확고히 맞서야 한다.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세계 평화, 안보 등에 있어 암흑기가 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마이크 가르시아(공화·샌타클라리타) 의원 역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과 군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더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계 이민자들은 지난 20일 웨스트LA지역에서 모여 전쟁 규탄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날 스튜디오시티에서도 우크라이나계 이민자들이 모여 반전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도 100여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계가 모여 반전 시위를 진행했다. 장열 기자푸틴 우크라 우크라이나계 이민자들 우크라이나 국민 피켓 시위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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